나의 이야기

아침을 열며

사이다운수대통 2010. 10. 8. 11:51

 

13 아침을 열며

 

어둠이 사라지기도 전에

내 두 눈은 떠 있었다.

신앙인들이 이른 아침에 새벽 기도를 하듯

여린 마음속에 간절함을 담아

상큼한 새벽공기 처럼

누구에게나 싱그러움을 전해주는

오늘의 내가 될 수 있도록

기도대신 마음속 다짐을 했다.

 

어느 곳에 머물던지

늘 아침 같은 신선한 내가 될 수 있도록

어느 누구에게나

항상 해맑은 미소 전해 줄 수 있도록

욕심의 그릇으로 가득 채워 걸어온 나의 발자취를

이슬 처럼 투명한 물방울 앞에

살며시 내려 놓는다.

 

하늘 높이 짙게 깔린 흐린 구름이

눈 대신 비를 내릴 것 같은 이 아침

회색빛 구름이 하얀 눈이 되어

지치고 병든 내 가슴속에

고집과 아집으로 둘러쌓인 내 마음속에 찾아와

수정 처럼 맑게 정화 시켰으면 한다.

 

하루 하루의 생활이 버거워지는 지금

뒤를 돌아 걸어온 발자취를 살펴보는 지혜와

내 앞에 새롭게 펼쳐진 삶에 도전하는

강한 의지력을 키울 수 있도록

 

사랑의 향기 가득한 커피 한잔 마시며

풋풋한 아침 공기와 더불어

조용히 하루를 맞이 한다.

                                   2003년 12월 11일

 

 

14 애틋한 사랑만 느낄 뿐

 

앞이 보이지 않는다.

흐릿하게 그려진 희미한 불빛만 아른거릴 뿐

눈으로 보이는 형상은 전혀 없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가느다란 풀피리 소리만 귓전을 맴돌 뿐

곤두세운 미세한 두 귀는 막혀버려 들을 수 없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온 몸은 동상 처럼 굳어 버려

무의식의 세계에 머물고 있을 뿐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 숨 죽이고 있다.

 

내 안에서

오로지 살아 움직이는 것은

셀 수 없을 만큼 그리워하는 나의 부르짖음 뿐.

 

감각을 상실해

날개를 잃어버린 하얀 천사가 되어

예상치 못하는 시련의 언덕을 넘어서

 

숨 막히듯이 조여 오는 공허함 속에서도

움직음의 감각도 잃은 채

 

오직 한 사람에게만 향하는

심연의 뜨거운 용광로 속에 열정적으로 피어오르는

나만의 애틋한 사랑만 느낄 뿐이다.

                                                 2004년 1월 11일

 

 

15  또 그저 그렇게

 

깊은 신열을 앓고 난 뒤

텅 비어 버린 대나무통 처럼

또 그저 그렇게 긴 시간을 흘러 보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한채 고개만 떨어뜨리고

강물 처럼 흐르는 그리운 마음

하얀 물보라가 일듯 가슴 속을 헤집는다.

 

잔잔한 엷은 미소만 지으며

눈빛은 조각구름 처럼 허공을 떠돌고

얼음장 처럼 싸늘하게 식어버린 두 손은

뜨거운 인연의 옷깃을 감싸 안는다.

 

유리상자 속에 감춰놓은 내 흔한 자존심

또 다시 추억속에 묻어두고

유유히 찾아드는 애잔한 사무침

꿈 길 속 그리움으로 조용히 잠재우며

 

다시금 의미없는 물음에

또 그저 그렇게 무거운 침묵으로 화답하고

아픈 사랑 소중한 마음으로 간직한 채

새로운 기다림의 이슬 방울이 내린다.

                                             2004년 1월 27일

 

 

16 사랑의 언약

 

밤하늘 달빛은

은은하게 내 창을 비추고

눈보라 치듯 떨리는 내 가슴은

가녀린 몸으로

그대 머무는 뒤안길을

하염없이 바라다본다.

 

헤즐넛 커피잔 속에

보고픈 이름 한 스푼 그려놓고

작은 파장으로 일렁이는 내 안을

그리움의 시간으로 가득 채운 채

서글픈 마음 담아

달빛 창가에 살포시 부딪혀 본다.

 

소용돌이 치듯 격정의 찰나 앞에

풋풋한 정으로 보듬어 안고

긴 인내로 모질게 버티면서

휘청거리는 여린 심정

어느덧 그리움의 음성에 희석되어

기약없는 애닮픔으로

꿈 길을 헤맨다.

 

기다림의 시간이

어느새 눈물이 되어 나를 적시고

외로움에 흐느끼는 이내 마음

핑크빛으로 물 들여진 실로

한 뜸 한 뜸 사랑의 옷을 엮어 나가며

'사랑한다'는 그대와 나의 모진 언약

가슴으로 되새겨 본다.

                                       2004년 2월 1일

 

17 내게 다가온 너

 

소리 없는 천사의 모습으로 내게 다가온 너

 

너는 내개 교만함 대신 겸손한 마음을 주었고

너는 내게 불평대신 사랑하는 마음을 주었고

너는 내게 원대한 꿈을 키우는 용기를 주었다.

 

너는 내게 삶의 기쁨을 주었고

너는 내게 소소한 일상에서 감사함을 느끼게 해 주었고

너는 내게 기다림이란 아름다운 인내를 선물해 주었다.

 

그래서

 

너로 인해서 나는 숨을 쉬며

너로 인해서 나의 삶은 늘 노력함으로 힘쓰고

너로 인해서 나는 욕심의 옷자락을 훨 훨 벗어 버린다.

 

그러므로

 

너는 내 삶의 견인차 같은 원동력이며

너는 내 사랑의 밝은 빛을 비춰주는 등불이며

너는 내 사랑의 한 없는 희망이어라

 

앞으로

 

너에게 나는 부드러운 미소를 줄 것이며

너에게 나는 너그러움으로 가득찬 칭찬을 아까지 않을 것이며

너에게 나는 언제나 편히 쉴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 줄 것이다.

 

너에게 나는 배움의 자리를 제공해 줄 것이며

너에게 나는 희망을 품는 강인한 자신감을 키워 줄 것이며

너에게 나는 부끄러움 없는 반듯한 거울이 되어 줄 것을 약속한다.

 

나에게 소리없이 다가온 너는

나의 귀여운 열매들이며  내 아들이어라

                                                           2004년 2월 8일

 

 

18 그리움은 홀씨되어

 

고운 영상 담은 그리움의 향연 소리에

아리아 노랫소리 울려 퍼지고

파랗게 물들여진 하늘 조각위로

가느린 홀씨하나 흩어져 날아 다닌다.

 

불어오는 봄바람곁에 지친 몸 숨긴 채

사방으로 흩어져 보이지 않게 휘날리며

의연한 모습으로 땅위에 살포시 내려앉아

그리움의 새로운 싹을 틔운다.

 

땅거미 빛으로 생명을 잉태하고

사무침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대지를 적시는 하늘 빗소리에 흠뻑 취한 채

풀잎 속에 묻어나는 초록빛 한 조각으로

저며 오는 아릿한 심안 달래본다

파르르르 떨리는 감각의 기능도 잠재우고

휘젖는 길목마다

고운 향기로 설레임도 속삭이며

저 너머로 보이는 산등성이에 살며시 기대어

흐르는 눈물 닦아낸다.

 

실려온 홀씨 속에 감춰둔 약속

보이지 않는 언약의 메세지 곱게 접어

투명한 듯 아롱거리는 이슬방울 반짝이며

새로운 보금자리 다듬어 간다.

                                           2004년 2월 19일

 

19 내 그리움이 쌓이면

 

내 그리움이 쌓이면 무엇이 될까?

깊로 푸른 넓다란 바다 되어

수평선 너머로

푸른 물결 부서지는

하얀 파도 되겠지

 

내 보고픔이 쌓이면 무엇이 될까?

이름 없는 잔잔한 호수가 되어

달빛에 반사되는 빛으로

은빛 물결 일렁이는

핑크빛 그림자 되겠지

 

내 기다림 쌓이면 무엇이 될까?

여리고 고운 봄 향기 되어

시리듯 두 뺨을 적시는 눈물로

애틋한 사랑 고이 간직한

변하지 않는 약속 되겠지

                                        2004년 3월 10일

 

 

20 마음 밭에 심어 놓은 꽃씨 하나

 

햇살 영그는 상큼하고 싱그러운 아침

낙숫물 떨어지는 잔잔한 마음 밭에

어여쁜 꽃을 피우고 아름다운 향기 내뿜는

탐스럽고 청아한 작은 꽃씨 하나 심어보고 싶다.

 

모처럼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대지속에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아침의 맑은 소리가

오늘 하루 나의 의지가 흔들리지 않도록

요동하는 마음의 물결 잠재우리라 두 손 모아본다.

 

정갈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고

차 한잔으로 아침을 맞는 나란한 동행으로

질곡과 협곡의 늪이라도 감사히 여기며

함께 걸어가는 발자국이 아름다워 보이도록

 

매일 아쉬움을 담아내는 작은 일기장에

보이지 않는 신뢰로 믿음의 싹이 쌓이고

소담스런 얘기 주고받는 여유로움도 갖고 싶다.

 

봄비 내려 촉촉하게 적셔진 대지에

새롭게 움트는 가느린 어린 새싹처럼

오늘의 단상에 내가 심어놓은 꽃씨를 만족하며

고독이 주는 작은 구속함을 기쁨으로 받아들인다.

                                                          2004년 3월 30일

 

21 나는 침묵을 선택한다

 

떨림의 몸부림으로 별이 쏟아지는 고즈늑한 밤

알맹이 없는 깊은 상념 속에

쓸쓸한 선율을 곁에 두고 허투대로 노래를 한다.

 

짧은 문구와 깨알 같은 글로써 만난 작은 인연들이

껍질만 부둥켜 안은채 자판 위에서 쉼없이

허무한 사랑을 노래한다.

 

직류하듯 당당한 자신감을 소유하려 하지만

오늘도 여지없이 담대함을 상실해 버린채

뒤켠에서 방관자의 소극적인 모습으로 지켜만 본다.

 

새하얀 복사꽃 처럼 눈부신 나날을 희망하며

여러 해를 거듭하면서 마음을 다 비운 줄 알았더니

입체적인 모습과 색깔로 잠시 채색이 되었을 뿐

 

전형적인 아집과 고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채

맹렬히 뿜어 나오는 정열과 열정은 이미 퇴색해 버리고

긴 침묵으로 불어오는 봄바람을 애써 피하고 있는 모습이다.

 

쓸쓸히 파고드는 음악소리로 마음을 대신 전하고

굵은 발자국 하나로 의지를 대신 표현할 수 밖에 없으며

짧은 언어의 한계로 그들의 함성에 조용히 침묵함으로 동참한다.

 

걸어온 뒤안길의 잔영이 사라질까 두려운 마음도 있지만

지독한 고독으로부터 벗어나려 달음박질 치는것보다

요동치는 생각과 적당히 교감하는 필요성을  희망했는지 모른다.

 

거칠고 험준한 산등성이를 오르며 마주하는 꽃과 나무들 처럼

살아 가면서 물굽이 흐르듯 겪게 되는 숱한 사연들이

청사초롱 불빛아래 제 자리를 찾길 바라며

나는 침묵을 선택했다.

                                              2004년 4월 14일

 

 

22 홀로 길을 떠난다

 

적막하고 호젓한 거리를 홀로 맴돌아

포용하지 못한 아쉬움이 고통을 벗고 싶다

삶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짐 꾸러미를 부둥켜 안고

애타게 질리대는 목소리 외면한 채

망각의 숲을 향해 머나먼 길을 떠난다.

 

거짓과 모순 투성이로 살아가는 이 길이

어느덧 눈빛 맑은 그윽한 진실을 삼켜 버리고

지워지지 않는 눅눅한 이끼 자국으로 변해

다가서면 쓰러질듯 미끈거리는 모습으로

홀로 떠나는 이 길에 고통을 얹어 놓는다.

 

삶의 아픔으로 흔들리는 어둠의 잔영이

가련한 격정의 쓰라림으로 곪은 상처를 남기고

소리없이 통증을 감내하며 뭄부림치다가

잡으려다 놓쳐버린 혼돈 속으로 길을 떠난다.

 

실핏줄 처럼 가늘게 들려오는 메아리 소리에

머뭇거리며 무거워지는 발자취를 느끼며

뒤돌아선 삶의 미련으로 방황하는 모습을 찾아낸다.

어두운 골짜기 머리 풀어 헤친 나목들과 부딪치며

현실의 상흔 앞에 무릎을 꿇어 버리고 만다.

 

목메인 울음소리는 허공에 메달려 있고

망각의 숲에서 길 잃은 슬픈 나그네되어

방황과 번뇌의 긴 그림자 속에 정처없이 헤메다

지쳐버린 고달픈 삶의 끝을 부여잡고

미어지는 가슴으로 미완성의 길로 돌아오고 만다.

                                                                2004년 4월 20일

 

23 고운 선. 결. 빛. 맘. 그리고 길

 

날마다 그리움으로 들여오는 고운 목소리

밤마다 외로움과 고독으로 떨고 있는 내게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 그림으로

고운 선 닮은

그리운 문양 하나 그려 놓는다.

 

허송 세월 보내듯 무심히 지나쳐 버린 지난 시간

안타까운 마음으로 절망하듯 몸부림치던 내게

선홍빛 비치는 사각 천 조각으로

고운 결 닮은

십자수 무늬로 한 뜸 한 뜸 수를 놓는다.

 

적막이 흐르는 고요한 새벽 이슬방울 소리에

벙이리 소녀의 순수한 냉가슴으로 그댈 맞아

말 못하는 내 침묵의 입술위에 그대 입술 포개어

고운 빛 닮은

별이 되어 하늘빛을 밝힌다.

 

어느덧 외롭지 않으려 잡았던 인연의 옷자락이

더 할 수 없는 보고픔을 안겨줄 줄 몰랐던 내게

추억속의 믿음보다 더 진한 약속으로

고운 맘 닮은

아름다운 사랑되어 내 가슴에 머문다.

 

깊은 밤 들려주는 음성을 다시금 되뇌다

소리없이 흐느낌을 가득 고인 눈물 훔치던 내게

쉼 없이 흐르는 밤하늘 구름을 도반 삼아

고운 결 닮은 오솔길로 함께 걸어가리라 굳은 약속을 맺는다.

                                                       2004년 4월 28일

 

 

24 님 오시는 길

 

매일 밤 부르고 싶은 그리운 님

억척스럽게 그댈 사랑하지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음에

오늘도 텅 비어 버린 생각과 그리운 가슴으로 통곡하며

애타는 마음으로 그대 이름 석자 불러본다.

 

만남의 기쁨을 위하여

오늘도 설레임으로 광명 처럼 빛나는 그대 맞이할 예행연습을 하고

쉬는 동안 편안함으로 지낼 수 있도록

그댈 위한 배려로 널따란 안식처와 작은 공간을 만들어

따뜻한 차와 눈시울 적시는 고운 선율자락 미리 준비해 둔다.

 

회색빛 구름을 보며 행여나 무심한 하늘에 비를 뿌릴까

시샘하듯 빗물이 쏟아질까

조바심을 내며 얼룩진 창가를 몇 번이나 멍하니 바라다보며

햇빛보다 맑고 고운 빛 내게 허락해 달라 두 손 모아본다.

 

그리운 님 오시는 길

빗물로 얼룩져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창가에 낀 희뿌연 안개와 입김으로

님 오시는 걸음에 누가 되어 되돌아지는 않을까

말 없는 하늘에 대고 물어보며 간구해 본다.

 

님 오시는 길

햇빛 처럼 맑고 거침없는 탄탄대로 길 열어 달라고

님 가실 때 까지 편안함으로 지내다 갈 수 있게

머무는 시간만큼 만이라도 비를 멈추어

내딛는 걸음 걸음마다 밝은 빛으로 아름다운 길 열어 달라고

 

매일 밤 숨죽이며 지내는 동안

한 줄기 떨어지는 빗물이 내가 되어 그대 가슴에 스며들고

가슴속 열망 처럼 타오르는 그리움과 보고픔이

내일의 짧은 만남 속에 느껴지는 작은 행복을 생각하며

떨리는 마음으로 사랑의 울림소리 느끼며 살며시 잠이 든다.

                                                                        2004년 4월 30일

 

 

25 조용한 아침

 

이른 아침 산등성이에 걸쳐있는 붉은 빛을 보았다.

얼마나 장엄한 빛으로 다가 올런지

얼마나 밝은 빛을 비춰 줄런지

말없이 바라보며 하염없이 기다리고 서 있다.

 

차분한 마음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아침을 시작하고

문 틈사이로 들어오는 아침 공기와

간간히 풀잎사귀 흩날리는 봄바람이

산소같이 맑고 상큼한 냄새를 솔 솔 불어 넣어 준다.

 

싱그런 아침 공기에 실려온 하루살이 풀벌레도

지난밤 뜨거운 열정아래 단 하루의 삶을 충실히 살아내고

자연의 이치를 아름답게 받아들이며

이슬 방울 한 줄기에 고요히 침묵을 지킨다.

 

아침 산책길에 놓여진 기다란 벤치 의자에 걸터앉아

정겨운 담소를 주고받는 상상도 하면서

눈시울 적시는 고운 햇살을 기다린다.

날마다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무엇인가를 연상해 본다

 

어느덧 저 만큼 눈부신 아침 햇살이 고개를 내밀며

이슬고인 풀잎마다 영롱한 빛을 반사하고

희뿌연 색채로 구름아래 나지막히 내려앉은 안개 옷도

한 올 한 올 조심스레 걷히는 모습이다

 

조용한 아침

아름다운 향기와 고운 빛으로

넘실거리는 나의 생활 언저리에

활기찬 기운으로 하루의 문을 활짝 열어준다.

                                                    2004년 5월 7일

 

26 내 무엇하여??

 

내 언제부터 삶에 큰 기대감을 가지며 살았는가

창가를 스치며 불어오는 미풍 속으로 잠시 스며들어

흐르는 땀방울 식히고 고운 손 잠시 닦으며 그것으로 충분한 것을

부질없는 빗물로 허탈한 숨결이 느껴지는 삶의 찻잔 속에

그저 웃음 한 숟가락 담으면 그만인 것을

 

내 무엇을 기억하며 무엇을 쌓아 올렸나

겹겹이 쌓여만 가는 사고의 탑 위에

긴 한숨 소리만으로도 허무하게 무너져 버리는

모래성 닮은 기둥 없는 공간 처럼

그저 손 끝 사이로 빠져 나가는 모래알 같은 삶인 것을

 

내 무엇하여 그토록 빛을 찾아 헤메나

푸른 바다위에 하늘빛 닮은 해초들이

색깔 요정과 벗하며 초롱 초롱한 빛을 만들어 삶을 변화 시키고

차디찬 두발 출렁이는 바닷물에 담궈

한층 진화된 마음의 장바구니를 만들어 보려 하는지

 

내 어찌하여 이토록 생각을 모으려 애쓰나

얕은 담장 너머로 살짝 보이는 고운 꽃잎, 저 홀로 품으려

가시덩쿨 사이 바람결 따라 춤사위를 벌이는 풀잎 애써 외면한 채

욕심과 강한 질투심으로 꿈을 꾸는 마술사 처럼 다스한 햇살을 독차지 하며

단단하고 진실한 마음의 빗장을 채우려 하는지

                                                                  2004년 5월 10일

 

 

27 아름다운 침묵

 

날마다 곁에서 함께하는 사랑이었기에

해맑게 미소 짓는 눈빛만 바라보아도

당신의 고운 마음씨를 읽어 냅니다.

언제나 온화하고 따스한 마음을 지녔기에

이미 당신이 지닌 선한 마음을 알아 버렸습니다.

 

우리의 고운 인연은 우연이 아니었기에

흐르는 세월에 말없이 맡겨두고

가끔은 침묵으로 가만히 지켜만 보는 것도

여러 말을 하는것 보다 운명 처럼

더 깊은 사랑으로 다져지는것 같습니다.

 

우리가 함게 했던 만남의 시간들을

세월의 나락으로 묻어 두기엔 너무나 아쉬워

때로는 침묵의 사슬에 꽁꽁 묶어두고

눈빛으로나마 대신 주고받았으면 합니다.

 

먼 훗날 당신이 원하는 사랑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랑이라 할 지라도

나는 묵묵히 아름다운 침묵을 지키며

천 길 벼랑 끝에 메달려 당신의 사랑 한 조각이라도

기꺼이 감사 함으로 받겠습니다.

                                               2004년 5월 1일

 

28 비가 내리는 날

 

유리벽 너머로 부슬부슬 내리는 빗줄기에

가느다란 외로운 마음 한 자락 얹어본다.

비어 있던 가슴 한쪽이 조금씩 빗물에 젖어 들면서

뽀오얀 살갖에 그리운 얼굴 살포시 비워 주는것 같아.

 

잠결 속에 꿈을 꾸었던 그 모습 처럼

아스팔트 위에 투명하게 부딪히며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도란 도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 주던 그 음성으로

정겨운 빗소리와 고운 추억속 그림으로 다가와

타오르는 가슴에 안개비로 촉촉히 적셔 주네

 

우산도 쓰지않고 빗물에 흠뻑 적셔진 모습으로

자박자박 걸어서 그대 가슴에 살며시 기대어

소르르르 향기 나는 따뜻한 커피를 나눠 마시며

창가를 적시는 빗물 되어 그리움을 노래하고

작은 바람에 비켜가는 빗줄기를 두 팔로 감싸 안아 본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누군가에게 좋아하는 백합꽃 한 다발 선물로 받아

라일락 향기 그윽한 길목에 우두커니 서서

빗물 속을 헤메는 하얀 나그네 되어

고운 사연 담은 그리움 한 아름 안고 행복에 젖고 싶네.

                                              2004년 5월 12일

 

 

29 나는 오늘

 

나는 오늘

그대의 이름을 부를 수 없었지만

무지갯빛 하늘로 그댈 바라 보았다.

태산을 머리에 인듯 무거운 마음이었지만

외로움이 포말에 나부끼는 무지개 빛으로

하늘을 마셔 버린다.

 

나는 오늘

그대의 고운 마음의 눈으로 그댈 바라본다.

그대의 포근한 가슴에 안기어

애잔한 사랑을 속삭이고

간절한 그리움을 노래한다.

 

나는 오늘

그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두 눈에 고인 눈물로 그댈 느껴본다.

울컥거리는 내 동공을 닮아

귓전에 맴도는 그대의 음성을 되뇌이며

잠자는 내 영혼을 깨운다.

 

나는 오늘 그대의 체온을 느낄 수 없지만

뜨겁게 타 오르는 숨결로 그댈 느낀다.

나의 입술에 다가 온 그대의 입맞춤으로

두근거리는 가슴을 느꼈고

설레임의 진한 감촉이 혀 끝은 파고든다.

                                                      2004년 5월 17일

 

 30 그대의 빛과 향기가 되고 싶다

 

내가 매일 얼마만큼 그리워하며 사랑 노래를 부르는지

싸늘한 내 가슴에 언제나 따스한 온기로 다가오는 그 목소리

비록 내가 표현하는 사랑은 서툴고 미숙 할 지라도

가슴 속에 내제된 내 그리움은 녹슬지 않는 아름다운 별빛이다.

 

자정을 넘긴 시간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행여나 그리움의 목소리 일까 착각하며 가슴 벅찬 설렘으로

바람 처럼 사라지는 그대 발자국 소리에 두 귀 곤두 세우며

외로움을 떨쳐 버리려 그댈 향한 그리움의 연가를 나지막히 불러본다.

 

흐린 밤하늘 사이로 네온사인 불빛과 가로등 불빛이 반짝이고

잔잔한 빗방울 줄기에 여린 이파리 한 모금 생명수 얻어며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바위틈 사이로 살며시 고개 내미는 풀잎도

그리움의 꽃비에 흠뻑 젖어 아름다운 향기를 내뿜고 있는 모습이다.

 

매일 밤 내가 부르는 그대라는 이름의 단 한 사람

날마다 내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 오더라도 나는 묻지 않을 것이다.

그대로 부를 수 있는 기쁨을 주었고 그리움을 알게해 주었으며

기다리는 동안 그대라 부르며 당신이란 이름을 얻었기 때문이다.

 

별빛도 숨어버린 비오는 밤 잠못 이루는 고즈늑한 시간

사랑하면 온 세상이 내것인양 넉넉한 마음인 줄 알았는데

아무도 없는 텅빈 정거장에 홀로 외로움만 가득안고 서있는 모습으로

그대 그림자 떠 올리며 변치 않을 그대의 빛과 향기가 되고 싶다

                                       2004년 5월 29일

 

 

31 유월을 맞으며

 

따사로운 햇빛이 포근함을 전해 준다

꽃임들이 나란히 마주 앉아 속삭이듯 재잘거리고

개울가 돌틈 사이로 맑은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며

울창한 나무숲 꼭대기엔 둥지를 털고 있는 산새가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며 지지배배 노래를 한다.

 

파한 하늘의 기상과 넉넉한 땅속의 기운을 한 몸에 받아

언제나 널따란 잔디밭 처럼 잘 가꾸어 놓은 동산에

작은 오솔길도 만들어 놓고 징금다리도 놓아 보며

예쁜 꽃밭도 만들어 함께 어깨동무 하고

호흡으로 느껴지는 맑은 산소를 맘껏 마셔본다

 

나무 그늘 아래 내딛는 발걸음마다 애정과 관심을 담다

변하지 않는 사랑과 믿음으로 거듭나길 희망해 보며

담장 넝쿨 따라 붉은 빛으로 물들여진 장미꽃 처럼

한 줌 햇살을 자양분으로 고운 빛과

아름다운 향기를 뿜어내는 귀한 시간들이길 바래본다.

 

유월을  풋풋함과 싱그러움의 옷깃을 한 아름 안고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의 설계도를 그리며

초록빛 파도와 푸른 바닷물이 어우러진 햇살아래

티없이 맑고 순결한 마음으로 웃음짓는 하루가 되었으면

건강한 오늘이 되었으면 하고 간전히 소망한다.

                                                    2004년 6월 5일

 

32 촛불이 된 당신

 

밤이 되면 습관 처럼 잔잔한 내 마음속에

붉은 빛 촛불하나 밝혀 둡니다.

날마다 나를 찾아 오시는 당신의 발걸음

곤히 지켜 달라 기도드리며

작은 불씨하나 조심스레 태워 봅니다.

 

그리움의 파장으로 나의 기다림을 알리듯

촛불은 고요한 방향으로 활활 타 오르다

타 오르는 가슴 한쪽에 살포시 내려와

가벼운 입맞춤으로 외로움을 달래어 봅니다.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작은 공간 사이로

환한 빛 등불 하나 밝혀 둡니다.

용광로 처럼 뜨겁게 타오르던 불씨가

어느새 연소되어 한 줌 재가 되어도

바람결 따라 그리움의 꽃이 되어 그댈 기다립니다.

 

구름에 실려온 아릿한 당신의 향기가

가슴 두드리며 어둠을 가르고 빗물을 사르고

어느내 내 마음 한 가운데 자리한 채

푸른빛 소망으로 내게 머물다

여명의 멋을 자랑하는 보석 닮은 촛불로 다시 태어납니다.

 

외로이 길목을 지키며 문 밖에서 서성서리다

두 손모아 지켜온 작은 불씨 하나

그대는 내게 등불이 되었고

당신은 내게 촛불이 되어 조용히 타오르고 있습니다.

                                       2004년 6월 7일

 

33 한 사람을 알게된 후

 

한 사람을 알게 되면서부터 나는

수평선 너머로 푸른 바다와 파도를 바라보듯

잔잔히 일렁이는 물결 처럼 아름다운 사랑을 하기 시작했다.

 

한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서부터 나는

모래밭 사이에 놓여진 텅 빈 술잔 속에 남아 있는 진한 향기 처럼

이련하게 떠오르는 그리움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한 사람을 그리워하면서 부터 나는

거센 파도와 풍랑을 참고 견뎌 내야한 하는 큰 바위 처럼

우직하고 변함없는 기다림의 인내를 배웠다.

 

한 사람을 기다리게 되면서 부터 나는

바닷가 노을빛 열매로 달콤함을 느낄 수 있는

능금 향 닮은 과일 처럼 만남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부터 나는

현란한 아우성 소리로 가슴 아리는 통증을 느끼게 되었고

고요한 심셩에 열정적인 떨림의 몸짓을 체험했다.

 

한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는 동안 내내 나는

내 가진 사랑 모두 다 주었기에

애달픈 눈물과 무엇이 침묵밖엔 이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2004년 6월 10일

 

 

34 아름다운 뜨락

 

창밖에 흐르는 고운 햇살을 시작으로

주말 아침이 사뿐히 열린다.

오늘 하루도 내래쬐는 무더운 날씨가

기분을 상하게 하지는 않으련지 염려하며

맑은 공기와 시원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 하려 한다.

 

푸른 초원에 울창한 초목 군락 처럼

내 마음엔 평안이 몰려오고

하얀나비 노랑나비가 무리지어 춤추며 날아들고

빗줄기로 성큼성큼 자라나는 나무 처럼

내 영혼도 쑥 쑥 자라나

성숙된 모습으로 곱게 피어나고 싶다.

 

뜨거운 햇살을 등에 이고

내가 꿈꾸는 장밋빛 인생을 향해 전진하며

오늘도 멀리서 고운 시선으로 나를 지켜보는

빛깔고운 인연을 가슴 한쪽에 소중히 간직한 채

현실의 시간과 삶에 충실하며

아름다운 뜨락에 함께 할 여유를 희망하며

산실로 조용히 발걸음을 재촉한다.

                                  2004년 6월 12일

 

 

35 유월의 여름바다

 

아슬아슬하게 출렁이듯 흔들리는 가녀린 내 영혼

푸른 파도에 고스란히 뭍어두고 싶은 유월의 여름 날

고운 영상으로 보이는 초록빛 바다와

하얀 구름의 절묘한 조화가 잘 어우러진 여름 바닷가.

 

귓가에 잔잔히 흐르는 감미로운 선율 자락과

고운 내음 전해오는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하얀 백사장 위에 반짝이는 은빛 모래알 가득 담고서

그리움에 실리어 여름바다를 향해 달리고 싶다.

 

시원한 파도소리가 마치 절친한 친구의 절규 처럼

소스라치게 그립고 정겹게 다가오는 유월의 바닷가 소리

표주박 안에 담겨진 내 그리움의 눈물이 흐르고 흐르면

하늘과 바다의 사랑처럼 깊고 넓은 푸른 바다가 되려나.

 

오늘도 흐르는 시간이 야속해 사랑을 애통해 하며

하얀 조각배 위에 평행선을 달리는 마음으로

춤추듯 넘실거리는 우윳빛 물살을 부둥켜 안고

허공에 떠도는 파편 처럼 내 그리움을 가슴으로 힘껏 당겨본다.

 

흐르는 물 처럼 하얀 포말위에 나부끼는 발자국 흔적들

내 지나온 발자취는 침묵의 바다 만큼 아름다웠는지

때로는 서글피 하늘을 보며 아픔의 바다를 거닐진 않았는지

가끔은 외롭고 허전하며 빈 마음으로

가파른 벼랑 끝으로 달려가지 않았는지 되짚어도 본다.

 

저물녘 노을빛 흐르는 여름 바닷가에 서서

파도의 독백으로 그대가 머무는 작은 섬에 둥지를 틀고

깃털 처럼 가볍고 햇살 처럼 맑은 시선으로 수평선을 바라보며

행복을 부르는 로맨틱하고 도톰한 사랑을 꿈꾸며

여름바다가 있는 하얀 물거품 따라 조용히 오늘을 견뎌낸다.

                                                     2004년 6월 16일

 

 

37 고독한 묵상의 연가

 

오늘 처럼 비에 젖어 흐린 날에는

눈부신 그대가 내 속에 들어와

굶주림으로 텅 비어 있는 내 가슴에 내려앉아

내 마음을 송두리째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움에 지쳐 마음으로 사모하는 그대는

내 발길 닿는곳 어느곳이던

아름다운 숨결과 노란 등불 처럼 나를 지켜주며

그림자 처럼 언제나 나와 함께 합니다.

 

외로운 눈망울로 조용히 눈을 감으면

여린 마음의 눈길이 주마등 처럼 스치며

안개비에 휘말린 듬직한 그대 향기를 쫓아

나도 모르게 저만치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대 이름 부르며 한없이 걷고 싶지만

큰소리 조차 낼 수 없는 안타까움 때문에

희미해 보이는 창백한 빗줄기 자락에 고개를 떨어뜨리며

괜스레 슬픔 닮은 서러운 눈물만 나 홀로 삼킵니다.

 

그대를 생각하고 그리워하며 사랑하는 마음이

흐르는 눈물로 극복될 수 있다면

언제까지나 그대 곁에서 고독한 묵상으로 연가를 부르며

그댈 위해 기꺼이 눈물을 흘리겠습니다.

                                               2004년 6월 22일

 

 

38 술잔 속에 띄운 그리움

 

스르르르 감겨지는 촛점 없는 두 눈에

투명해 보이는 이슬방울이 살며시 맺힌다.

충혈된듯 발가스럼하게 달아오른 눈빛은

하염없이 내려다보고 있다.

 

한범쯤 울부짖어 목소리로 소리내어 보고도 싶다

만나고도 싶다

한 없이 그리워하고 싶다.

라며.....큰소리로 외쳐보고 싶지만

무엇이 그리도 힘든지 홀로 삭인다.

 

유유히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건만

술에 취해 쓰러질듯 내 몸은 비틀거리고

한 웅큼 휘어잡은 그리움은

어둠 너머로 보이는 창백한 불빛 처럼

새벽을 달리는 내게 손짓하듯

마치 나를 부르는 것만 같다.

 

약속이란 또 다른 호흡으로 살아가면서

날마다 채울 수 없는 빈자리에

바람타고 날아가는 흰새 한 마리에게

내 속 울음 소리와 심애를

술잔 속에 띄워 그리움 한 모금과 함께

고운 내 님에게 살포시 전해주고 싶은 밤이다.

                                                     2004년  7월  18일

 

 

 

39 당신을 위해서라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당신히 힘겨워 지칠 때

말없이 쉴 수 있는

편안한 안식처가 되고 싶습니다.

 

그다지 화려하진 않지만

안락함이 묻어 나오는

향기로운 의자가 되고 싶습니다.

 

보이지 않는 가슴 한쪽에

당신의 아픈 상처가 있다면

다정스런 미소와 따스한 손길로

당신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싶습니다.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구석 구석 상처 입은 자국마다

사랑의 묘약으로 치유하고 싶습니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얼음보다 더 차가워 질 수 있는

냉철한 가슴을 가질것이며

용광로 보다 더 뜨거운 열기와 눈빛을

소유할 수도 있습니다.

 

언제나 내 안에 머물며 쉼을 얻고

더운 여름날 흘러 내리는 땀을 식히는

당신의 시원한 바람과 나무 그늘이

기꺼이 되어 드리고 싶습니다.

 

이미 당신으로 인해 숙련된 나는

마음속에 장만해 둔 사랑의 빈자리에

오직 당신만을 위해서

                                        2004년  7월  22일

 

 

40 행복을 부르는 희망의 소리

 

창가에 어둠이 채 사라지기도 전

새벽 능선 너머로 밝은 빛이 찾아든다.

소리없이 찾아온 푸른 향기도

밤새 뜬 눈느로 잠못들고 헤메던 내게

작은 불씨 처럼 희망을 말해주는듯 하다.

 

푸른 꿈을 실은 초록빛 닮은 풀잎사귀에

영롱하고 투명한 아침 이슬이 맺히고

생명의 씨앗이 너울거리는 들녘을 바라보며

정갈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하루를 준비한다.

 

또닥 또닥 계단을 오르내리는 소리와

자동차 페달 밟는 소리가 정적을 깨우고

조용하던 아파트에 갓난아기의 울움을 시작으로

이른 아침 거리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작은 발자국 소리는 행복을 부르는 희망의 소리다

 

헤이즐넛 향기가 짙은 모닝커피를 마시며

내게 주어진 오늘의 삶에 충실하고

밝은 마음과 고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드럽은 가을 하늘 처럼 맑고 푸른 생각으로

기쁨과 행복으로 미소 짓는 오늘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2004년  8월  27일

 

 

41 나그네

 

당신은 나그네요

이 세상은 당신의 고향이 아니예요

언젠가 그때가 되기만 하면

젊든지 건강하던지 병들었던지 대학자든지

사장이든지 대장궁이든지 훌쩍 이 땅에서 없어지는 거예요.

 

당신을 세상에 가라고 보내신 분이 오라 하시면

애원해도 탄원을 해도 소용이 없답니다.

그저 가는 거예요

떠나간다는 말이예요

죽는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나그네란 말이예요.

 

나그네가 뭘 그렇게 모으는 거요

무얼 그렇게 숨시고 쌓아놓고 저축하는 거요

무얼 하려고 아끼고 빼앗고 감추는 거요

 

나그네!

떠나가는 당신인데

다 두고 당신 혼자서 떠나야 하는데

하나도 못가지고 가는 것들인데

기억하세요

당신은 나그네란 말이예요.

                                              2004년  12월  29일

 

 

42 봄이 오는 길목에 서서

 

은은한 향기를 전해주며

풀잎에 아롱거리는 초록 잎사귀는

봄이 오는 길목에 서서

보송 보송한 솜 털 옷으로 갈아입은 채

빗방울 전주곡에 장단 맞춰

생명의 고귀함을 품으며

활짝 필 꽃잎을 만들어 낸다.

 

연둣빛 친구들과 들녘에서

살랑거리는 실바람을 불러 세워

향기를 실어 나르게 하고

따사로운 햇볕과 두 손 마주 잡으며

꽃잎 한 장 잎에 물고

첫사랑의 숨결 같은 설레임으로

아름다운 계절을 노래한다.

 

뒤질세라 가만 가만

봄을 향한 발자국 소리에 귀 기울이니

이곳 저곳에서 툭 툭 하고 터지는

여린 꽃망울 소리가

마치 수줍음 많은

새 색시 발걸음 소리 처럼 느껴지고

연분홍빛 수채화 물감을 꼭 빼 닮았다.

                                         2005년  4월  7일

 

 

43 그리운 사랑앓이

 

창 밖으로 비춰주는 봄 햇살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기만 한데

애타는 그리움 향한 내 마음은

속 울음 토해내는 사랑핧이로

홍수 속에 뭍혀 노을빛 찾아 떠다니는

어둠의 그림자 처럼

가슴팍이 새까맣게 타 버려

검은 숯덩이가 되어 버렸다

 

매일 매일 갈증을 느끼듯

목말라 하는 내 그리움의 형상은

길손 처럼 실핏 살랑거리는

봄 바람에도 여물지 못한 채

미련한 사랑으로 남아

애꿎은 눈물 자국 만들어 내고

시름 시름 앓아가는 통증이

골수 깊게 뿌리박혀 내 속을 헤집는다.

 

날마다 그리움 향한 사랑앓이 때문에

시린 눈물 떨어뜨린 빈 자리에

어느새 사랑이란 이름의 옹달샘이

새록 새록 새싹 처럼 돋아나고

오늘도 절뚝거리는 모습으로

푸른 늪으로 가득한 오월의 언덕을 넘어

내 생명과도 바꿀 수 없는 그리움을 쫓아

끝없는 사랑의 몸살을 앓는다.

                                       2005년  5월  15일

 

 

44 빗방울 떨어지는 날

 

드넓은 세상을 푸르게 휘감았던 초록색 잎사귀 위로

찌든 때를 말끔히 세안해 주는 빗방울의 함 모금씩 떨어지고있다.

유월에 접어들었을음을 예견이라도 하듯

줄기차게 때로는 간질듯 가늘게 강약을 조절해 가며 내리

 

오늘처럼 떨어지는 빗방울이 그리움의 단비 처럼 마음속에 스며들라 치면

작은 손아귀에 쥐어진 모든 일상을 놓아 버린 채

추억이 담긴 기차를 타고 멀리 여행이라도 하면서

아련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조용한 찻집에 앉아 차라도 한잔 나누고 싶다

 

해질 무렵 외출후 뒤돌아서 오는 길에 뚜벅뚜벅 너털거리기는 발걸음 소리와

첨벙하고 빗물에 젖은 바짓가랑이가 비록 초라한 나의 모습일 지언정

살포시 어둠이 내려앉은 한적한 골목 어귀에서 반가운 미소로 다라오는

그리움의 실체를 만날지도 모른다는 희망 담긴 생각으로 길을 걸어본다

 

어느덧 거리엔 어둠이 짙게 깔리고 떨어지는 빗방울은

녹색의 찬란함으로 생명의 시샘을 받는 들판마다 생명수를 뿌리고 있지만

그리움에 가슴 태우며 애증의 늪만 바라다보고 서 있는 나는

쓰디쓴 커피 잔을 손에 들고 흐르는 빗물에 마음을 실어 살며시 띄워 보낸다.

                                                    2005년  6월  1일

 

 

 

45 아침에 마시는 커피

 

창문 틈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신선한 가을날 아침

참자리에서 부스스 눈을 뜨면

코 끝에서 느껴지는 상큼한 공기와 어깨동무한 채

내 입맛을 자극하는 해목억인 커피가 건절히 생각난다.

 

네모난 탁자 위에서 모락 모락 피어 오르는 향기를 맡으며

조심스럽게 커피잔을 들이키다 보면

어느새 그동안 쌓였던 온갖 시름들이 한 순간에

씻겨져 내려갈 것만 같아 습관 처럼 마셔댄다

 

새까만 찻잔 속 작은 바다에 하얀 그림이 물보라를 만들고

달콤한 설탕이 조미료가 되어 맛을 돋우듯

나를 향해 살며시 윙크하며 유혹하는 아침에 마시는 커피는

또 다른 내 사람의 벗으로 다가온다

 

날마다 습과 처럼 대론 일상 처럼 마셔대는 진한 커피잔 속엔

향기보다 더 진한 사랑과 그리움, 삶, 외로움이 이르기까지

이 모두를 보듬어 안을 수 있는 생각 보자기가 들어 있는것 같다

내 마음을 다 내려놓아도 좋을 따뜻하고 포근한 보자기다.
                                                            2006년  10월  3일

 

 

 

46 그리움의 씨앗

 

여러날 동안 억수같이 퍼부어 대던

강한 빗줄기 속에는

지난날 애모하고 앙모하던

내 그리움의 씨앗이 메달려 있다

여린 내 가슴 속을 조용히 파고드는

그리움의 씨앗이 울부짖듯 빗줄기에 간신히 메달린 채

흐느껴 울어댄다.

 

날마다 목마른 사슴마냥

기다림에 지쳐있는 내 마음에

때때로 눈물샘을 만들어

강하게 후려치듯 뿌려대기도 하고

때로는 고운 연정 싹 틔우는 내게

긍휼을 베풀기도 하면서

작은 속삭임으로 내 마음의 언덕길을

하염없이 오르내린다.

 

어느덧 세차게 떨어지며 더욱 견고해진

내 그리움의 씨앗은

불같은 사랑보다 더 큰 애정과 사무침으로

내게 다가오지만

그 흔한 손 한번 제대로 내밀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주저한다.

조여오고 야위어만 가는

두 뺨에 하염없이 눈물만 쏟아낸다.

                                                  2007년  9월  1일

 

 

47  외로운 나무야!

 

내가 낳아서 내 품에서 내 숨소리 들으며

내 젖을 먹고 자란 외로운 나무야!

여린 실핏줄 처럼 가느다란 모습으로

새싹을 틔운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열매를 맺으려

네 심장과 같은 꽃임을 하나 둘 떨어뜨리는구나

 

네 살갗을 두려내는듯한 아픔과

차디찬 고통과 혹독한 눈물을 쏟아내며

홀로 견디며 속 울음을 노해 낸지가

벌써 몇 해 이더냐

이젠 탐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숨조차 제데로 쉴 수가 없는 거란다.

 

두려운 것이냐?

너는 아직도 미련한 사랑을 꿈꾸고

오지 않을 이를 애타게 기다리는 것이더냐?

무참히 그리고 잔인하게 매몰차게 너를 짓밟고

뒤돌아서 가는 이를 더 이상 붙잡지 마라

 

가혹한 형벌과 같은 시련이 네게 닥여올라도

마음속에서 부터 비우고 버려라

세상의 치이가 그러하듯

정성들여 피운 꽃잎도 떨어뜨려야만 고운 열매를 맺는단다.

더 늦기 전에 네 마음속에 남아있는 사랑과 그리움을

세상을 향해 과감히 벗어 던져라

                                              2007년  12월  6일

 

 

48 나만의 정인

 

내 마음과 가진것 모두 다 주어도

전혀 아깝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소리 없이 잔잔히 스며드는 이슬비 처럼

굳게 닫혀져 있던 내 마음의 빗장을 연 사람입니다

 

어느덧 그 분을 주인으로 모시면서

행여 누가되지 않을까 염려도 했지만

이미 먼 길을 달려온 지금은 어찌할 수 없어

내 마음의 등불을 밝혀주는 정인으로 섬깁니다.

 

날마다 목마른 그리움 때문에 갈증도 느끼지만

이도 정인이 건네준 허기진 사랑이라 여기기에

그 진한 그리움만 부둥켜 안고 힘겹게 살아 갑니다.

이젠 나만의 정인이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2008년  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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